
현대사회의 갑옷을 입은 미야모토 무사시
21세기 지수화풍공(地水火風空) 활용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속도를 중시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그와 같은 자기의심은 환영받지 못하는 경향이 강하다. 자신감을 갑옷처럼 둘러야 다른 사람들의 의구심을 누그러뜨릴 수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생업이 바빠 답장이 늦은 친구여. 우리가 살아가는 현 시대는 무한속도, 무한경쟁의 시대 아니겠는가. 전쟁이 잦던 전국시대가 끝나고 에도시대 초기 일본에서도 눈치 빠르게 시대의 변화에 기어이 발 맞춘 자만이 봉건사회에서 한자리 하고 어지럽던 위계질서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제 가족 입에 풀칠이라도 했더랬다.
가만히 있으면 남들 주식 올랐다는 이야기에 나만 괜히 뒤쳐지는 것 같다가 미주, 코인 떨어지고 죽상인 얘기 듣고는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가 헤죽 올라가는 현대인들의 삶 속에 자신의 가치를 ‘돈’이 아닌 순수한 능력으로 설명하는 방법은 인사고과 밖에 없다. 인사고과야 말로 탈중심화의 출발선이라.
타인은 ‘나’ 라는 존재에 대해서 관심이 없다. 돈이 되거나, 돈과 관계되지 않는 이상.
섹슈얼함이나, 물리적 위협이 되는 존재로서의 관심은 일시적이고 과장된 평가가 많다. 여타 비슷한 류의 관심은 가라앉지 않은 흙탕물 같은 평가라 논하지 않겠다.
저 새끼한테 돈을 더 줘도 되나, 연봉을 동결 시킬 꺼리가 없나 하고 체계적인 성과지표로 분기별, 연차별로 나를 세세하게 평가해주는 것은 정말이지 인사고과 뿐이더라. 그리고 그 평가에 진짜와 가짜는 의미가 없다. 가짜도 죽을 때까지 진짜의 평가와 대우를 받으면 그것은 진짜와 진배없다. ( 과장된 일시적 평가와 진위여부와 별개의 지속적 평가는 그렇게 구분하고 정리해도 될 듯 하다. )
나는 내 업무에 대해 타인을 짓밟을 수 있을만큼의 우월감을 갖고 살아간다. 그 ‘아우라’가 없이는 미야모토 무사시도 1,000번의 싸움, 10,000번의 싸움을 하고도 부족한 싸움을 겪어야 했을 것이다. 내 업무에 대한 나 스스로의 신뢰, 타인으로부터의 경외심을 만들기 위해서 나는 내 나름의 지수화풍공을 연마한다.
불교에서의 지수화풍공보다는 오륜서의 지수화풍공에 가깝다.
나로써는 아직 우주의 진리와 철학보다는 전쟁터 같은 사회 속에서의 처세와 병법이 더 와닿기에 그렇다.
지(地) : 내 일의 근간인 건설과 관련된 모든 시공지식과 법조항을 익히고, 라이센스를 갖추어 이를 끊임없이 검증한다. 용어도 현장용어가 아닌 시공기술사 전문용어를 대체하여 내 지식이 평가절하 될 일이 아예 없도록 원천차단한다.
"능력은 나의 소유가 아니라 내 조건의 산물이다"
옳다. 그리하여 나는 내 조건을 더 끌어올리는 중이다. 너나 나나 제 할일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반열에 올랐으리라 생각된다. 허나 더 올라갈 일들이 남아있고, 거기에는 전제가 따른다. 수행능력 자체도 있겠지만 나보다 위에서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의 시선으로 나를 평가하는 자들의 주관,객관적 평가에 한치의 오점도 남기지 않는다.
수(水) : 내 일과 관련된 모든 환경요소들로부터 나를 갖다대어보고 내가 어떤 포지션에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 , 나를 둘러싼 사람들과 여러 상황들에 끊임없이 나를 객관화 하고 지극히 반응과 소문에 기반하여 내가 섞여있는 이 넓은 집단(회사를 벗어나 건설계 전체) 안에서의 나를 유의미하고 유능한 존재로 입지 다진다.
화(火) :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나는 나를 의심할 지언정 나의 부족함에 대한 인지는 나를 성장시키기 위함일 뿐, 타인은 나의 ‘아우라’를 상대케 해야 한다. 기세와 압박감을 항상 느끼게 만드는 火의 영역에서 나는 겸손이나 평온함과는 거리를 두어야 한다. 내가 나를 믿지 못하고 검증하느라 주춤하는 순간 나의 적과 나의 경쟁자는 내 서투름을 관찰하고 기록할 거라는 생각으로 빈틈을 주지 않도록 한다.
풍(風) : 비교적 나는 내 분야의 다른 관리자들보다 이 부분을 몹시 신경쓰는 편이다. 각 시공사별, 관리자별 리스트를 따로 관리하고. 시공사별 공사의 특징, 시공사 내에서도 특정 관리자, 특정 책임자의 업무성향과 결정방식을 아카이빙한다. 같은 동종업계에 있는 전문건설업체의 나와 같은 업무담당자들과도 교류하며 시류와 업계동향을 항상 살피며 운신의 폭을 넓히고자 한다.
최근에는 (주)어드밴건설의 관리자들과 미팅을 하며 미래 먹거리 사업에 대해 고민중이다. 원자력 , 플랜트 쪽에 집중하고 있는 회사인데 우리나라에서도 탑이지만, 해외에서도 원자력 발전소 시공에 탑급으로 알려져있다. 내가 이직 한다면 이 회사의 체코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체코에 원자력 발전소를 대대적으로 시공하는 프로젝트이며 이후 동유럽권의 여러공사를 담당하게 될 수도 있다는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공(空) : 나 스스로에 대한 선입견, 내가 규정짓는 나의 한계 같은 것들로부터 조금 더 자유로와지고자 하며. 업무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확장성을 갖고 형(型)에 집착하지 않고 다른 업계와의 비교, 그 외 열린 의식으로 나의 일에 임하고자 한다. 처음엔 소장이 , 다음엔 이사가, 그 다음은 드디어 대표가 되고 싶다는 라이프싸이클 플랜을 짜는 것에 이르렀다. 이 또한 깨지고 다른 모습이 될 수 있겠지만.
15년. 15년 뒤에 건설회사의 대표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끊임없이 자기검증을 통해 올라갈 것이다.
너도 네 삶의 크고 작은 전투에서 승리하기를 바란다.
댓글
로그인하면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